소선지서 연구 시리즈 · 목회자용
하박국서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 사이/진행과정을 믿음으로 살아가는 법
나하합습 100주년 주석 기반 엑스포지멘터리 성경주석 기반
01서론 — 하박국서의 배경과 메시지
저자: "껴안는 자" — 종교철학자 하박국

하박국이라는 이름은 히브리어 '하바크'(חָבַק, 껴안다/포옹하다)에서 파생되었다. 나하합습 주석은 이 이름의 의미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향하여 열려진 자로서 그들을 기꺼이 받아들여 포옹하는 사람"으로 해석한다. 즉 예언자 하박국은 고난의 시대에 그의 백성들을 위하여 그들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그들과 운명을 같이하고자 하는 예언자였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이 이름이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분석한다. "그는 정의로운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세상에 불의와 불공평이 난무한 현실에 대하여 질문을 던졌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답을 하셨다. 물론 선지자가 기대했던 명쾌하고 명확한 답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직접 만난 것으로 만족한 그는 하나님의 대답을 그대로 받아들여 '껴안았다'."

하박국에 대한 외경적 전승도 있다. 기원전 2세기에 쓴 외경 "벨과 용"에서는 하박국이 바벨론 포로 시대의 다니엘과 동시대 인물로, 레위지파 출신으로 묘사된다. 이 전승에 따르면 하박국은 유다 땅에서 죽을 끓이다가 천사에게 이끌려 바빌론으로 가서 사자 굴에 감금된 다니엘에게 음식을 전해준다. 그러나 나하합습 주석은 "이러한 외경적 전승의 역사적 신뢰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위경에서는 하박국을 시므온 지파 사람으로 기록하고 있어, 출신에 대한 전승도 일치하지 않는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하박국을 "종교철학자"(the philosopher of religion)로 평가한다. "자신에게 전해져 온 그 어떤 전통도 당연시하지 않고 그칠 줄 모르는 몸부림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노력과 선지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려는 태도"가 그에게 이러한 타이틀을 안겨주었다. 하박국은 단순히 전통적인 대답에 만족하지 않고, 하나님과 직접 대화함으로써 답을 얻고자 했다.

하박국이 성전에서 사역한 예언자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장 1절에서 그가 "파수하는 곳"(מִשְׁמַרְתִּי)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 히브리어 용어가 제사장들이 성전에서 불침번을 설 때 사용되는 용어였기 때문이다(대상 23:32; 대하 7:6).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만일 하박국이 성전 예언자였다면, 그는 하나님의 계시를 성전에서 진행되는 예배 도중 정해진 순서에 따라 선포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배경은 3장의 찬양 시가 성전 예배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시대적 배경: 바빌론의 부상과 유다의 위기

하박국의 예언 활동 시기는 대략 기원전 605-597년경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고대 근동의 국제 정세가 급격히 변화하던 시기였다. 앗시리아는 이미 쇠퇴하고 있었고, 바빌론-메대 연합군이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나하합습 주석은 이 시기의 국제 정세를 상세히 설명한다. "아시리아는 745년 이후로 100여 년 이상 고대 근동의 군주로 군림했다. 그러다가 627년 아시리아의 마지막 왕 아술바니발이 죽자 제국은 순식간에 몰락하기 시작했다. 바빌론은 나보가 독립을 선언했을 뿐만 아니라, 메대 군과 함께 동쪽에서부터 아시리아 제국의 영토를 침략하여 빼앗기 시작했다. 614년에 아시리아의 옛 수도 앗술을, 612년에는 새 수도 니느웨를 각각 정복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유다의 정치적 상황은 매우 불안했다. 요시야 왕이 609년 므깃도에서 전사한 후, 유다 사람들은 그의 맏아들 엘리야김을 제쳐놓고 여호아하스를 왕으로 세웠다. 그러나 이집트의 바로 네고 2세는 여호아하스를 이집트로 끌고가고 그의 형 엘리야김을 왕으로 세우며 이름을 여호야김으로 바꾸었다. 여호야김은 매우 난폭한 독재자였다. 나하합습 주석은 "여호야김은 예루살렘에서 무죄한 자의 피를 흘렸으며, 예레미야는 그를 비난하고 잔인하며 자신의 왕궁을 늘리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던 왕으로 묘사한다"고 분석한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하박국의 예언이 바로 이러한 여호야김 정권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고 분석한다.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성행하고 있는 부정과 부패, 힘 없고 연약한 자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지도자들을 언제까지나 지켜보고만 계실거냐는 하박국의 탄식이 바로 여호야김 정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간주한다." 이 시대는 영적으로 매우 어두웠으며, 공의와 정의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시대였다.

문학적 구조: 질문과 답변의 대화체

하박국서는 구약 예언서 중 가장 독특한 문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예언서는 선지자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백성들에게 선포하는 형식이지만, 하박국서는 선지자가 하나님께 질문하고 하나님이 답변하는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다. 나하합습 주석은 이 구조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표제(1:1) → 하박국의 첫 번째 탄식(1:2-4) → 하나님의 첫 번째 답변(1:5-11) → 하박국의 두 번째 탄식(1:12-17) → 하나님의 두 번째 답변(2:1-5) → 다섯 저주신탁(2:6-20) → 하박국의 시편/기도(3:1-19)." 이러한 구조는 하박국이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직접 대화하며 답을 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하박국서의 구조를 세 부분으로 나눈다. "1-2장은 하나님의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된 대화체이고, 3장은 하박국의 기도를 표현하는 찬양의 시이다." 1-2장에서 하박국은 두 번의 탄식(1:2-4, 1:12-17)을 통해 하나님께 질문을 던지고, 하나님은 두 번의 답변(1:5-11, 2:1-5)을 통해 응답하신다. 이 대화의 결론이 2:4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이다.

3장은 독특한 표제(3:1 "하박국 선지자의 기도")를 가진 찬양의 시이다. 이 시는 하나님의 현현(3:3-15)을 묘사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뻐하겠다는 믿음의 고백(3:16-19)으로 끝난다. 나하합습 주석은 "3장의 표제에서 '시기요노트'(שִׁגְיוֹנוֹת)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이는 성전 예배에서 사용되던 음악적 지시로, 이 시가 성전 예배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신학적 주제: 신정론 — 악의 문제에 대한 질문

하박국서의 핵심 신학적 주제는 신정론(theodicy)이다. 의로우시고 공평하신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세상에 왜 악이 존재하는가? 왜 의인이 고통받고 악인이 성행하는가? 이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질문이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하박국의 질문이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하거나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의 논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하나님의 정의를 의심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분의 공의와 정의를 전제하고 하나님께 질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박국은 하나님의 의로움을 전적으로 믿고 있기에, 의로우신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세상에서 불의가 만연한 현실에 대하여 진솔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나하합습 주석은 하박국의 질문을 욥과 비교한다. "그는 욥이 하나님을 향하여 자신의 의로움을 항변하고 변론하고자 하였듯이 하나님과 변론한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불만이나 변론으로 끝나지 않고, 마지막으로 하나님이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의로운 자들을 구원하여 줄 것을 확신하면서, 지금 그의 상황이 나쁘게 변할지라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의지할 것임을 약속하는 믿음의 소유자였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하박국서의 핵심 메시지를 "사이/진행과정"(in between/in the meantime)으로 요약한다. "우리가 '사이/진행과정'에 살고 있기 때문에 믿음과 현실은 항상 대립한다. 하나님께서 의와 공평으로 이 세상을 통치하시고 다스리실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러나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과거에 있었던 '계시/선포'와 미래에 있을 '성취/완성'의 '사이/진행과정'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하박국서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모든 주의 백성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신학적 주제: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하박국서의 핵심 구절은 2:4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צַדִּיק בֶּאֱמוּנָתוֹ יִחְיֶה)이다. 이 구절은 바울이 로마서 1:17과 갈라디아서 3:11에서 인용하였고, 히브리서 10:38에서도 인용되었다. 종교개혁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오직 믿음으로"(sola fide)가 이 구절에 근거한다.

나하합습 주석은 이 구절의 의미를 "하나님의 앞에서 의롭게 되는 것은 인간의 행위가 아니라 믿음에 의한다"고 분석한다. '에무나'(אֱמוּנָה, 믿음/신실함)는 단순한 지적 동의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의지를 의미한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의인은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살며, 그 은혜를 받는 통로가 믿음"이라고 설명한다.

이 구절은 하박국서 전체의 메시지를 요약한다. 하나님은 바빌론을 일으켜 유다의 악을 심판하시겠다고 답변하신다. 그 심판의 도구인 바빌론도 결국 심판을 받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될 것이며, 그날까지 의인은 믿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하박국서가 전하는 복음이다.

역사적 배경: 바빌론의 잔인성

하박국서를 이해하려면 바빌론의 잔인성을 알아야 한다. 나하합습 주석은 바빌론의 군사 전략이 "공포 정책"이었다고 설명한다. 정복한 나라의 포로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한 행위를 자행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이 저항할 엄두를 못 내게 만들었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1:12-17에서 바빌론의 잔인성을 자세하게 묘사한 것으로 보아, 처음 유다를 침공한 기원전 597년 이후의 사건을 기록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바빌론은 다른 나라들을 약탈하여 자신의 부를 채웠고, 포로들을 물고기처럼 그물로 잡아 올렸다. 이러한 바빌론의 만행을 하박국은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바빌론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시면서도, 바빌론 자신도 심판하실 것이라고 선포하신다. 2장 6-20의 다섯 가지 저주신탁은 바빌론에 대한 심판 선포이다. 약탈한 자가 약탈당하고, 피를 흘린 자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공의의 실현이다.

구속론적 연결: 그리스도 중심의 읽기

하박국서의 핵심 구절인 2:4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는 바울에 의해 로마서 1:17과 갈라디아서 3:11에서 인용되었다. 바울은 이 구절을 통해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다"는 복음의 본질을 선포했다. 종교개혁의 기본 원리인 "sola fide"(오직 믿음으로)가 이 구절에 근거한다.

나하합습 주석은 "하박국이 말하는 '에무나'(믿음)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전적인 신뢰와 의지를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엑스포지멘터리 주석은 "하박국서는 부조리와 부패로 찌든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공의와 정의의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확신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교훈을 주는 책"이라고 설명한다.

3장의 찬양의 시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뻐하겠다는 믿음의 고백이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3:17-18). 이 고백은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성취된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참된 기쁨과 소망이시며, 어떤 환경에서도 우리를 붙드시는 분이시다.


02하박국서 개요
저자
하박국 — "껴안는 자". 성전 예언자 추정. 고난의 시대에 백성들과 운명을 같이하는 종교철학자
활동 시기
B.C. 605-597 (여호야김 통치기). 바빌론 부상, 앗시리아 몰락기
수신자
유다 백성 — 불의와 부패가 만연한 사회에서 고통받는 의인
국제 정세
앗시리아 몰락 → 바빨론-메대 연합군 부상 → 이집트와 갈등 → 유다의 정치적 혼란
핵심 주제
신정론 — 악의 문제. "사이/진행과정"을 믿음으로 살아가는 법
신학적 강조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2:4).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뻐함
문학적 특징
질문-답변 대화체. 두 번의 탄식과 두 번의 답변. 3장의 찬양 시
구속론적 의미
2:4 → 로마서, 갈라디아서, 히브리서 인용. 종교개혁의 기본 원리
03단락 구조 요약
구분 범위 제목 내용 요약
표제 1:1 하박국 선지자의 묵시 "하박국 선지자에게 임한 묵시"(מַשָּׂא). 독특하게 '선지자'라는 직함을 함께 사용. 성전 예언자 가능성

대화
(1-2장)
1:2-4 하박국의 첫 번째 질문 "어느 때까지 오 하나님이여"(עַד־אָנָה). 폭력(חָמָס)과 불의가 만연한 현실에 대한 질문. 왜 하나님이 개입하지 않으시는가
1:5-11 하나님의 첫 번째 답변 "바빌론을 일으키리라." 하박국이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충격적 답변. 갈대아 사람(כַּשְׂדִּים)을 심판 도구로 사용하시겠음
1:12-17 하박국의 두 번째 질문 "어찌하여 더 악한 바빌론으로 심판하시나이까?" 하나님의 성품에 근거한 변론 + 바빌론의 악한 행위에 근거한 변론
2:1-5 하나님의 두 번째 답변 "묵시를 기록하라.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צַדִּיק בֶּאֱמוּנָתוֹ יִחְיֶה). 바빌론은 심판 도구일 뿐, 최종 심판도 받을 것
2:6-20 다섯 가지 저주신탁 "호이"(הוֹי, 화 있도다)로 시작하는 5개의 저주. 약탈자, 부자, 폭력자, 수치를 즐기는 자, 우상숭배자

찬양
(3장)
3:1-2 하박국의 기도 "시기요노트"(שִׁגְיוֹנוֹת)로 된 기도. 성전 예배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 "여호와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3:3-15 하나님의 현현 시 하나님이 에서부터 임하시는 장엄한 묘사. 시내산 전통 연상. 자연계의 반응. 하나님의 전쟁
3:16-19 하박국의 믿음 고백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할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겠다는 결단